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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10-09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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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염유빈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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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의 주요 콘티. ⓒ CJ ENM "운칠기삼요? 전 반대입니다. 운이라는 건 끝에 작용해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노력이 없는 운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누구보다 운이 크게 작용할 것 같은 직업을 가진 그는 망설임 없이 단언했다. 1일 서울 강남의 제작사 사무실에서 만난 '라드팍'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박현규씨는 15년 차 전업 포커 플레이어다. APL(에이스 포커 리그)과 WSOP(월드 시리즈 오브 포커) 등 국내 및 국제 대회에 참가해 온 그는 최근 웹 예능 프로그램 <신들의 전쟁: 라그나로크>에서 우승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아래 '타짜4')에서는 게임 설계 자문을 맡았다 추석 연휴를 노린 영화는 5일 현재까지 147만 관객을 넘기며 상영 중이다. 허영만 작가의 원작을 영화화한 <타짜>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으로 배우 변요한과 노재원이 고교 동창이자 동업자인 장태영, 박태영을 연기했다. 영화는 장태영의 운과 재능을 시기한 박태영이 음모를 꾸며 친구를 나락에 떨어뜨리고, 포커로 재기에 성공한 장태영이 복수하는 과정을 그렸다. 라드팍은 촬영 시작 약 두 달 전 자문으로 본격 합류했다. 주연 배우들이 그가 일하는 온라인 포커 게임회사를 찾아 게임을 체험할 때 함께한 인연으로 자문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두 배우 모두 포커를 배운 지 얼마 안 됐는데 영화 속 장태와 박태 캐릭터와 너무도 닮아 있었다"며 "허풍을 치며 도발하는 변요한 배우를 신중한 플레이로 이겨 버린 노재원 배우가 도파민 터진다며 집까지 걸어간 일이 있었다"고 일화부터 전했다. ▲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포커 게임 자문에 참여한 라드팍. 게임몽 ⓒ 이선필 영화는 한때 친구였던 두 인물이 각자의 길을 가는 과정을 내레이션과 시.숏을 통해 전달한다. 박태영에게 장태영은 미치도록 운이 좋아 계속 이기는 사람이다. 자신은 죽을 만큼 노력해야 겨우 그의 발끝을 건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자괴감을 느낀다. 범죄를 꾸며 장태영을 베트남에 고립시키는 데 성공한 그는 사업에서 승승장구한다. 한편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넘긴 장태영은 은둔 포커 고수 곽동욱(조우진)에게 포커를 배우며 재기한다. 박태영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가 넘어야 할 가장 큰 관문은 야쿠자 조직이다. 장태영을 제거하려고 마련한 베트남의 호화 요트 도박판에서는 모종의 반전이 일어난다. 야쿠자 조직의 중간 보스 가네코(미요시 아야카)는 이 과정에서 장태영을 눈여겨보게 된다. 라드팍의 자문은 세부적인 설정까지 이어졌다. 극적 요소가 강한 대목에서도 실제 프로 선수라면 하지 않을 말이나 행동을 짚어 수정을 제안했다고 한다. 호화 요트 포커판에서 딜러가 없다는 설정도 그랬다. 그는 "친구들끼리 하는 게 아닌 이상 요즘 포커 게임에서 딜러가 없는 경우는 말이 안 되는데, 감독님은 속임수가 나올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하셨다"며 "일종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 이야기의 갈등을 갑작스러운 외부 개입으로 해결하는 장치)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딜러가 없는 설정을 제가 강하게 반대하긴 했다. 그런데 목숨 걸고 하는 위험한 사람들이 하는 게임이라 속임수 쓰면 다 죽는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다는 말에 설득됐다 모바일 바다이야기시즌7 . 그리고 스트레이트 플러시(포커의 최상위권 족보 중 하나)를 들고 있다가 죽는다는 설정도 이미 정해진 거라 그 안에서 나올 수 있는 핸드(플레이어가 들고 있는 카드의 배열)를 설정해야 했다. 장태가 본인이 들고 있던 스트레이트 플러시보다 상대방이 더 높다며 화를 내며 패를 까보자고 하잖나. 사실 그 뒤 장면을 촬영하긴 했다. 근데 세련된 느낌을 주기 위해 끝까지 그 패를 보여주지 말자고 제안드렸다. 이미 세팅된 판이었음을 암시만 하고 끝나는 식으로 말이다. 사실 그 정도의 패면 플레이어들은 다 보여주고 싶어한다(웃음)." 포커 장면 대부분은 제주도 신화월드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당초 예정된 자문 일정은 4회차 정도였지만, 그는 현장에 10일 넘게 머물며 배우들과 포커를 하고 소통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마다 카드를 섞고 칩을 내는 방식마저 서로 다르게 설정했다고 말했다. "사람마다 카드를 확인하거나 섞는 게 다 다르다. 칩을 쌓는 방법도 그렇고. 예를 들면 야쿠자 보스인 사사키(이하라 쓰요시)는 엄청난 부자인데 딜러처럼 카드를 하나씩 던지는 게 모양새가 좀 빠질 것 같더라. 연습이 더 필요하기도 하고. 화면엔 잘 안 나왔지만, 사사키는 카드를 한 장씩 손으로 쓱 밀어주는 식으로 설정했다. 칩도 정석은 서로 계산하기 쉽게 20개씩 쌓는 건데 사사키의 경우엔 10개씩 피라미드처럼 쌓게 했고, 박태영은 정석대로 설정했다. 장태영 같은 경우엔 칩을 낼 때 한 번에 내는 게 아니라 조금씩 쪼개서 던지도록 했고. 참고로 올인(All-In, 가진 모든 걸 베팅하는 경우) 때는 모든 칩을 내밀며 쓰러뜨리는 건 굉장한 비매너다 황금성게임공략방법 . 그냥 상징적으로 칩 하나를 던지거나 구두로 올인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근데 좀 영화적 연출이 필요하기에 액션이 좀 들어갔다. 그런 경우에도 말로는 먼저 '올인'이라고 외치도록 조언드렸다." 포커를 전혀 모르는 관객 입장에선 이런 규칙이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다. 라드팍은 "그런 경우엔 핸드를 숫자 순서로 배열하거나 짝을 맞춰놓는 등 시각적으로 딱 눈에 들어오도록 설정했다"며 "칩의 재질이나 컬러도 암묵적으로 정해진 게 있다. 보라색보단 노란색이 더 높은 금액이라든가 하는 건데 그런 설정도 고민하며 제안했다"고 귀띔했다. [라드팍의 장면] 본편에서 빠진 부잣집 자제들과의 포커판... "리얼했다" ▲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촬영 현장. 우측에 라드팍이 의견을 전하고 있다. ⓒ CJ ENM "영화적 설정과 일부 과장은 넘어가더라도 실제와 맞출 수 있는 걸 굳이 안 맞출 이유는 없으니까 실수하지 말자"는 게 라드팍이 갖고 있던 원칙이었다. 상상력의 여지는 주되 현실을 굳이 왜곡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런 .에서 편집은 됐지만, 박태영과 부잣집 자제들의 포커 게임 장면을 그는 가장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박태영이 외부로 나돌며 포커 게임을 치러 다닌다. 장태영은 그런 박태영을 우려스럽게 바라보지만, 박태영은 자신만만하다. 자신보다 상대가 먼저 돈을 모두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계산했기 때문이다. 라드팍은 "가장 처음에 촬영한 포커 게임 장면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참여한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리얼했다"며 설명을 이었다. "배우들에게 물어보니 평소에 포커를 다들 안 치거나 잘 모르신다더라. 무료야마토릴게임 근데 슛이 들어가니 안 해본 사람이 할 수 없는 대사들을 하시더라. 카드를 치다 보니 나오는 애드리브들이었는데 프로가 보기에도 매우 실감 났다. 부잣집 도련님 역할인 한 배우가 박태영을 향해 장태영과 비교하며 모멸을 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인상을 구기면서 박태영이 그를 완전 털어먹거든. 박태영이 자기 앞에 쌓인 칩을 확 앞으로 쓰러뜨리는 모습에 딜러 역할을 한 배우가 '몇 천만 원 짜리 판에서 지면 저런 짓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 모습마저 너무 리얼했다. 제가 봤을 때 그 배우는 100% 실제 게임에서 딜러 일을 했을 것이다. 나중에 이 영화의 확장판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웃음)." 라드팍은 포커를 두고 "잘 죽는 게 정말 중요한 게임"이라고 짚었다. 여기서 '죽는다'는 것은 패를 포기해 해당 판에서 물러나는 '폴드'를 뜻한다 "균형 잡힌 게임이라는 가정 하에 저와 기자님이 카드 게임을 한다고 하자. 기자님이 절대 허풍을 안 치는 성향이라면 저는 좋지 않은 핸드일 때마다 죽으면 된다. 저도 지인들에게 매번 강조하는 게 죽어라, 왜 그렇게 못 죽냐거든(웃음). 영화 속 요트 장면에서 곽동욱이 타오 회장과 사사키랑 붙었을 때도 회장이 도발하잖나. 플러시(같은 무늬의 카드가 5장인 족보)는 아닐 것 같은데 배짱 한 번 보자면서. 그때 곽은 원페어(같은 숫자 카드 2장)였는데 죽지 않고 콜을 해버린다. 장태영에겐 그렇게 포커는 죽음의 예술이라 해놓고 말이다." "포커 플레이 최강자? 내겐 큰 의미 없어" ▲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포커 게임 자문에 참여한 라드팍. ⓒ 이선필 '섯다(화투패 중 1부터 10까지의 숫자만 사용하며 각 참가자에게 두 장씩 패를 분배하여 승부를 겨루는 게임)'를 소재로 삼았던 첫 번째 <타짜> 이후,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포커까지 등장했다 모바일 릴게임 손오공 . 라드팍은 "따지고 보면 그림이나 카드 수만 다르지 족보로 하는 게임이라는 .에서 섯다와 포커의 본질은 같다"고 정의했다. 그는 "누구나 이길 수 있다는 게 포커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장기전으로 가면 전문가가 이기겠지만, 당장 오늘 앉아서 붙었을 땐 초심자도 승리할 수 있는 게임이다. 여기선 운이 많이 작용할 것이다. 문제는 포커를 돈 벌 수단으로 생각하는 데에 있다. 그건 환상이다. 벌 수야 있지만 극소수다. 마치 조기 축구를 잘한다고 국가대표가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 포커가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경향이 있는데 재미를 위해서, 건전한 소비생활 차원에서 한다면 포커는 좋은 게임이라고 본다. 여성 플레이어들도 유입되면서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사회적 인식이 좀 어려운 건 있다. 저도 외부에는 그냥 게임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소개한다. 그것도 어느 정도 사실이긴 하지만 제가 먼저 모르는 사람에게 포커 플레이어라고 소개한 적은 없다." 라드팍은 "게임에서 돈을 버는 사람은 많지 않고, 무리하게 하다 잘못되는 사람들도 생긴다"며 "포커 자체의 문제만은 아니겠지만, 사람들이 여기에 대한 인식을 좀 바꿔서 접근하면 건강하게 오랫동안 게임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목적이 돈이라면 자기보다 못하는 사람만 찾아다니면 된다. 명예가 목적이라면 대회에 나가서 우승하면 되고. 프로게이머 임요환 형의 경우 대회를 많이 다니면서 성적을 내오고 있다. 돈은 상관없고, 국제대회 우승으로 팔찌를 차는 게 목적이라고 한다. 약간의 사명감 같은 게 있어 보인다. 우리끼린 알지.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기본이 된 사람인지 아닌지. 그래서 누가 상금 1등이다, 대회 우승자라고 하는 게 제겐 큰 의미가 없다. 게임을 잘하고,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 을 넘기며 상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