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백악관에 시 주석의 휴식 시간을 별도로 보장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전했다. 시 주석의 구체적인 건강 상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장거리 순방에서 올해 73세인 시 주석의 부담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중국 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열린 백악관 웨스트윙에 시 주석을 위한 별도 휴식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공간에는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만 함께 들어갈 수 있었고, 시 주석의 최측근인 차이치(蔡奇)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조차 이용할 수 없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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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 등의 방미 행사를 준비한 경험이 있는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WSJ에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외 정상들의 방문을 준비할 땐 이번처럼 별도의 휴식 공간을 마련한 적이 없었다는 것.
중국 측은 미중 정상회담이 진행된 지난달 24일 예정됐던 두 정상의 업무 오찬도 약 한 달 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시 주석이 쉴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해달라고 요구했고, 이로 인해 이날 정상회담 일정에는 약 5시간의 공백이 생겼다고 WSJ는 전했다. 실제 시 주석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백악관을 떠났다가 저녁 국빈 만찬 때 다시 돌아왔다.
미국에 도착한 지난달 23일 저녁에도 별도 일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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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방미 마지막 날인 지난달 25일에는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방문했지만 내부에 머문 시간은 약 10분에 그쳤다. 와일더 전 국장은 “세계 양대 경제대국 지도자들의 정상회담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짧았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12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만찬에도 불참했다. WSJ는 당시 관계자들을 인용해 시 주석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다음 날 중국으로 출국할 당시 시 주석이 전용기 계단을 부축 없이 걸어 올라가는 모습이 공개됐다.
한편 WSJ는 시 주석의 방미 일정 조정에 대해 그가 베이징에서 워싱턴까지 약 14시간의 긴 비행을 한 만큼 시차 적응을 위한 조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미중 정상회담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시 주석의 수행팀은 그가 얼마나 오래 서 있을 수 있는지, 얼마나 멀리 걸을 수 있는지, 언제 휴식을 취해야 하는지에 맞춰 일정을 짜고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