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왼쪽)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월 1일경북 경주시 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11월 1일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후 7년,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한 지 11년 만이다. 그동안 한중 정상회담은 실무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현안을 대승적 관점에서 논의해 왔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화 채널이었다. 특히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향후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전개하기 위해서라도 한중 관계 정상화는 필요충분조건이었다.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까지 우여곡절이 있 오션파라다이스예시 었다. 중국은 한미 동맹 현대화가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닌지, 중국 ‘핵심 이익의 핵심’인 대만 문제에 대한 새 정부 입장은 무엇인지에 대한 우려 속에서 한국 내 극단적 반중 정서 단속 등 방한 분위기를 요청했고, 한국도 APEC 정상회의 기간에 한미·한중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공감대를 만들고자 했다.'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복원한국·중국 관계 정상화 게임릴사이트 에 의미해양·안보 현안은 숙제로 남아





이희옥 성균관대 명예교수 겸 성균중국 연구소 명예원장 - 현 한중우호협회 부회장, 전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 전 현대중국학회 회장, ‘중국의 미래, 대안을 묻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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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한중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동안 한중 관계는 선린 우호 협력 관계, 협력 동반자 관계,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이어 2008년에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가치 외 체리마스터모바일 교 차원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는 용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상호 존중, 호혜, 공동 이익’을 강조하는 등 미국과 일본의 대(對)중국 정책에 편승했다. 이런 점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복원한 것은 양국 관계 정상화라는 의미가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사회제도와 이데올로기를 뛰어넘어 여러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 추진하 오징어릴게임 고 상호 성취, 공동 번영을 실현했다”고 화답했다.양국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못했지만, 양국의 실질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해 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점은 또 다른 특징이다. 우선 양국 중앙은행 간 5년 만기 70조원(약 4000억위안) 규모의 ‘원·위안 통화 스와프 계약서’를 체결해 금융과 외환시장 안정, 교역을 증진하고자 했다. 이와 함께 △미래지향적 실버 경제 분야 협력 △혁신 창업 파트너십 프로그램 공동 추진 △한중 경제협력 공동 계획(2026~2030) △서비스 무역 교류 협력 강화 △중국 수출 식물 검역 요건 △보이스 피싱, 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협력은 한중 간 ‘상위 정치(high politics)’의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한중 정상회담 성과 셋이번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중 간 고위급 소통 채널을 정례적으로 가동하여 한중 관계 현안 및 지역·글로벌 이슈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도 양국의 핵심 이익 차이를 존중하면서 구동존이(求同存異)에 기반한 협력과 상생을 지지했다. 사실 한중 간에는 그동안 정부와 의회 등 다양한 전략 대화 채널이 있었으나, 제도화·정례화하지 못했고 특히 현안이 발생했을 때 가동할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지는 못했다.둘째, 경제적 호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타결해 서비스·투자 협상 실질적 진전을 추구하기로 했다. 그동안 한중 FTA 1단계에서는 155개 서비스 분야 중 6개 분야만 개방한 상태였다. 또한 미래 산업의 총아인 인공지능(AI), 바이오·제약, 녹색 산업, 실버 경제 등 신흥 산업에서 협력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여기에 이미 보완성보다 경쟁성이 높아진 한중 경제 관계를 고려해 ‘수평적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있다.셋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경험 교류 축소로 확대된 양국의 상호 부정적 인식을 완화하기 위해 청소년·언론·싱크탱크·지방 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특히 한중 양국 국민이 서로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상황에 이러한 인적 교류 활성화 등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실제로 한중 정상회담 직후인 11월 3일 중국 외교부는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 관광객의 중국 여행 비자 면제 조치를 1년간 연장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한중이 풀어야 할 숙제는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핵심 현안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비록 양국 정상이 민감한 현안과 핵심 쟁점을 피하지 않고 모두 거론했지만, 이번 회담이 상견례적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쟁점화하지는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언제든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점에서 섬세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첫째,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한 불법 구조물 문제다. 이곳에서 중국의 고속정, 잠수부 활동이 포착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했고 향후 실무적 협의를 토대로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 구조물을 심해 어업 양식 시설이라고 주장해 철수 가능성이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 등에서 이미 사용한 회색 지대(gray zone) 전략을 통해 불법 구조물을 기정사실로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다.둘째,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하 원잠)을 승인한 문제다. 이것은 북한의 핵과 핵 잠수함에 대비하기 위한 한국의 고육지책이지만, 중국은 이러한 행위가 핵 비확산 위반이라고 간주하면서 반발할 것이다. 이미 중국 외교부가 “한미 양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지역 평화·안정을 촉진하는 일을 해야지 그 반대를 하지 않길 희망한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특히 원잠 사업이 중국을 겨냥해 본격 추진될 경우 한중 관계를 악화하는 뇌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셋째, 한반도 비핵화 문제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상을 소개하고,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으며 시 주석도 한반도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자체를 언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한중 공조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당분간 이재명 정부의 ‘E·N·D(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구상에 대해 원론적 지지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다.넷째, 한한령(限韓令) 해제 문제다. 2016년 이후 중국은 한국 영화, 드라마, 게임, 대중문화 공연을 제한하고 한동안 단체 관광객 한국 방문을 금지했다. 이후 중국은 이런 정책에 대해 부분적인 변화를 줬으나, 한한령 전면 해제 같은 문화 개방 조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중국의 문화 개방은 한한령 차원보다 중국 청소년의 팬덤 문화가 가져오는 부정적 파장을 우려하는 등 중국 내부의 사회·문화 통제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은 당분간 ‘건전한’ 한류에 한해 상징적으로 해제하는 데 그칠 수 있다.2025년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양국 관계 발전의 첫 단추를 끼웠다. 그러나 한중 관계는 이미 국제 질서, 공급망 재편, 북한 변수 등 외생변수의 영향을 깊게 받고 있다. 문제는 한미 동맹이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 한중 관계를 풀어갈 수 없다는 점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제조 터전이 아니라 미래 기술 습득과 학습의 장으로 변한 중국을 근본적으로 재인식하면서 한중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 다만 단기에 성과를 내려는 조급한 행동은 금물이다. 최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상호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